지역별 이상기후 사례 중심 기후위기

[기후 위기]영천·단양 극한 일교차 증가 – 내륙분지성 도시의 기온 불안정성과 생물 생존 압력

twinklemoonnews 2025. 7. 15. 20:48

경상북도 영천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은 내륙 분지형 지형을 대표하는 도시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 여름철에는 덥고 겨울에는 매우 추운 기후 특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지역에서는 극단적인 일교차 증가 현상이 자주 관측되면서, 기온의 하루 변동 폭이 15~20도에 이르는 ‘기온 롤러코스터’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계절적 특성이 아니라, 기후 위기 속에서 대기 흐름의 불안정성과 복사냉각의 과도화가 맞물린 구조적 기상 이상 현상으로 분석된다.

영천과 단양은 낮에는 폭염에 가까운 온도가 나타나다가, 밤에는 지표면 복사냉각으로 급격히 기온이 하강하는 구조적 특징을 갖는다. 여기에 최근에는 봄·가을뿐 아니라 여름과 초겨울까지 극심한 일교차가 발생하고 있어, 농작물, 야생 생물, 인간 건강에까지 복합적인 생존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 위치한 이들 도시는 노약자가 많고, 생물기반 산업(농업·임산업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기온 불안정성으로 인한 피해가 도시 전체의 회복력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영천·단양의 최근 일교차 변화 양상, 분지형 도시의 지형·기후적 요인 분석, 생물과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적응 전략과 제도적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기후위기 단양

 

영천·단양의 극한 일교차 실태와 기상 통계 변화

2024년 4월부터 10월 사이, 영천과 단양에서는 일일 기온차가 15도 이상 벌어진 날이 각각 78일, 84일로 관측되었으며, 특히 단양에서는 6월 중순에 최고기온 33도, 최저기온 12.5도를 기록하며 20도에 가까운 극한 일교차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수치는 과거 평균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기온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상태를 보여준다.

영천에서는 2023년 5월, 낮 최고기온이 31도였던 날의 밤 최저기온이 10도에 그쳐, 21도 차이의 급격한 기온 하강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농작물 생육 정체 및 냉해 피해 사례가 접수되었다. 단양 역시 2024년 가을,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으로 사과·배 등 과실의 저장성 저하, 조기 낙과 증가 등 품질 저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이처럼 극단적인 일교차는 단순한 이상 기온이 아니라, 하루 안에 ‘여름과 겨울’을 오가는 듯한 기후 체감을 만들며, 주민 건강과 작물 재배, 생물 생존에 광범위한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극한 일교차가 특정 계절에 국한되지 않고, 봄·가을은 물론 여름철까지 연중 상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내륙 분지형 도시의 기온 불안정 구조와 원인 분석

영천과 단양은 대표적인 내륙 분지형 지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낮에는 태양 복사에 의해 지표면이 빠르게 가열되고, 밤에는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복사냉각 현상이 극단적으로 발생하는 조건을 제공한다. 여기에 사방을 둘러싼 산지 지형은 대기의 흐름을 막아 기온 순환과 혼합을 저해하고, 이는 곧 기온 역전 및 정체 현상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이러한 구조가 ‘분지 냉기’ 정도로 작용했지만, 최근 기후 위기 상황에서는 더 극단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기 중 수증기 농도가 증가하면서 낮 동안의 태양 복사열 흡수량이 증가하고, 반면 밤에는 건조한 고기압 중심이 정체되어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복사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낮 기온은 올라가고 밤 기온은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의 과도한 롤러코스터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도심 지역의 아스팔트·콘크리트 구조물은 낮의 열을 더 많이 흡수하고, 야간에는 이 열을 천천히 방출하기 때문에 도심과 농촌 간의 기온차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도시열섬과 분지냉각의 이중 효과가 극한 일교차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생물과 인간 건강에 미치는 생존 압력

극한 일교차는 생물의 생존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특히 농작물은 기온 안정성을 기반으로 생장 시기를 조절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아침 저온으로 생육이 지연되거나 냉해를 입고, 낮의 고온으로 수분 증발량이 급증하면서 생리적 스트레스를 중첩적으로 받게 된다. 실제로 영천과 단양의 사과, 포도, 배 등 과수 작물에서는 잎의 가장자리가 마르거나 열과(裂果)가 발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벌, 나비, 지렁이 등 주요 토착 곤충과 미생물군도 극한 일교차에 취약하다. 밤의 급격한 냉기로 인해 번식 활동이 제한되고, 낮의 고온으로 서식 공간이 줄어들어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곧 농업 생태계 전반의 균형 붕괴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토양 건강성과 병해충 방제력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인간 건강 측면에서도 문제가 크다. 특히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상, 급격한 기온 변화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수면의 질 저하, 피로 누적, 감기 및 호흡기 질환 증가로 이어진다. 2024년 5월~9월 사이, 영천보건소에 접수된 기온변화 관련 증상 환자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불안정성 대응을 위한 지역 맞춤 전략

영천과 단양이 극한 일교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형적 특성과 생태적 여건을 고려한 기후적응형 전략이 시급하다.

첫째, 농작물 재배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극한 일교차에 견디는 품종 도입, 수분 보존형 농법, 피복재 활용, 일교차 저감형 하우스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작물의 기온 스트레스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기온 변동 예측 기반의 농가 맞춤형 기상정보 제공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읍면 단위의 세부 예보, 일교차 경보 시스템, 농업용 앱과 연동된 실시간 알림 체계 등을 통해 사전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취약계층 대상 기온 급변 대응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고령자에게는 심야·새벽 시간대 온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매트, 자동 난방기, 단열키트 등의 보급 확대, 마을회관의 ‘기온 쉼터’ 지정 및 운영 시간 연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극한 일교차는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의 지역화된 신호다. 영천과 단양은 대한민국 내륙 산간 도시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선례이며, 지금 이 지역의 기후 적응 전략은 전국 내륙지방 기후정책의 실험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