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이상기후 사례 중심 기후위기

[기후 위기]경남 밀양·창녕 폭염 취약지대화 – 도농복합도시의 기후 불균형과 생활권 영향 분석

twinklemoonnews 2025. 7. 16. 07:08

경상남도 밀양시와 창녕군은 내륙 남부에 위치한 도농복합형 도시로, 농업과 산업이 혼재된 구조 속에서 인구 고령화와 기후환경 변화의 이중 부담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원래도 여름철 무더위가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폭염 강도와 지속일수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폭염 취약지대로서의 특성이 명확하게 고착화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여름, 밀양과 창녕은 각각 35도 이상 고온일이 25일 넘게 지속, 열대야 일수도 15일 이상 기록하는 등 이상기후 양상이 뚜렷했다. 특히 이 지역은 기온 상승뿐 아니라 기후 불균형 구조 속에서 농촌 지역의 열 저감 인프라 부족, 고령 인구 비율 증가, 산업단지 중심의 국지적 열섬 현상 강화 등 다양한 조건이 복합되어 있어, 다른 지역보다 폭염에 취약한 구조적 환경을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밀양·창녕의 폭염 실태와 기후 불균형 원인, 도농복합도시 구조 속 폭염 취약 요인 분석, 생활권과 농업 기반에 미치는 영향, 폭염 적응과 대응을 위한 지역 맞춤형 전략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본다.

 

밀양·창녕의 폭염 실태와 기후 불균형 구조

2024년 7월부터 8월까지 밀양과 창녕 지역은 일 최고기온 36도 이상 폭염일이 각각 27일, 25일에 달했으며,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날도 각각 3일 이상이었다. 특히 열대야가 나타난 날도 15~18일로, 이는 남부 내륙 지역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지난 30년간 1.9도 상승했으며, 최근 10년 동안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기후위기 폭염

 

폭염이 집중되는 7~8월의 경우, 남부 지방 대부분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지만, 밀양과 창녕은 분지형 평야 지역으로 고기압 중심에 가까이 위치하여 복사열이 쌓이고 빠져나가지 않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인근에 대규모 수변(호수, 강)이나 해양 완충 요소가 부족하여 기온 상승을 완화시켜 줄 환경적 장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과 함께, 기후 불균형 구조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인근 대구·부산 등 대도시는 도시 재난 대응 시스템이나 폭염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밀양·창녕은 행정적·재정적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건이 많아 폭염 적응 속도가 느리고 대응이 한계에 부딪히는 구조로 분석된다.

 

도농복합도시 구조 속 폭염 취약 요인

밀양과 창녕은 인구 10만 명 내외의 중소규모 도시로, 중심지는 도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외곽은 농촌 및 고령화된 마을이 대다수인 도농복합 구조를 띠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폭염 취약성 측면에서 매우 불균형적인 대응력을 갖게 한다.

도심부는 주로 산업단지와 주거지역이 밀집되어 있고, 도로와 콘크리트 구조물의 밀도가 높아 도시열섬 효과가 심화된다. 하지만 이 열섬 효과를 상쇄할 만한 도시 내 녹지축이나 공원, 수변공간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도시계획 초기 단계에서 바람길 확보나 고온 완화 설계가 반영되지 않아, 열이 축적되고 순환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다.

반면 농촌 지역은 노령 인구 비중이 35~40%에 달하는 고령 취약구조를 갖고 있으며, 마을 단위 폭염 대응 인프라가 거의 전무하다. 무더위 쉼터, 냉방시설, 기상정보 접근성 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노인들의 야외작업, 온열질환 노출 위험이 매우 높은 조건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농가에서는 폭염 시기도 재배 일정상 가장 바쁜 시기와 겹치면서, 휴식 없이 고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도시와 농촌 모두 폭염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대응 방식은 단절된 채 각각 분리된 상태라는 점이 가장 큰 구조적 문제다.

 

폭염이 생활권과 농업 기반에 미치는 영향

밀양과 창녕은 폭염이 생활권과 농업 생태계 전반에 복합적인 악영향을 가하는 지역이다. 먼저 주민 건강 측면에서는 열사병, 탈수, 심장계 질환 등의 응급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무더위 속에서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들의 응급 이송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2024년 여름, 밀양보건소에 보고된 폭염 관련 응급 이송 건수는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며, 창녕에서도 비슷한 증가세가 관측되었다.

또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폭염으로 인한 시민의 외출 기피, 야간 활동 감소, 전기료 상승, 실내 냉방 의존 증가 등은 지역 상권의 매출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편 농업 측면에서는 고온 스트레스에 따른 작물 생육 저하, 낙과 및 과숙, 수분 부족, 작물 병해충 급증 현상 등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창녕의 마늘, 양파, 고추 등 노지 채소는 폭염 피해가 심각하며, 일부 밭작물은 수확량의 절반 가까이가 손실된 사례도 보고되었다. 밀양의 복숭아, 자두 과수농가는 열과(裂果)로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고, 과일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폭염 적응과 대응을 위한 지역 맞춤 전략

밀양과 창녕이 기후 위기 시대에 폭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통합형 폭염 적응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도심부에는 열섬 완화형 도시계획 전환이 시급하다. 도로 포장재의 고반사 처리, 옥상녹화, 공공건축물의 벽면녹화, 인공음영시설(그늘막) 확대, 분수 및 안개분사 시설 도입 등 도시 표면 온도를 낮추는 실질적인 물리적 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농촌 마을에는 무더위 쉼터의 확대와 야외 활동 시간 조정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고령 농민들을 위한 냉방기기 보급, 온열질환 예방 교육, 자동기상경보 문자 시스템, 지자체 차원의 재난의료 네트워크 구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농업 분야에서는 기후적응형 작물 전환, 점적관수 등 고효율 관개 시스템 도입, 폭염에 강한 품종 개발 및 보급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장 범위 확대와 실질 보상 수준 상향 조정이 뒷받침돼야만 농가의 회복력이 확보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밀양·창녕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폭염 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대표 지역으로, 이 지역의 대응 전략은 전국의 도농복합도시가 참고할 수 있는 지역 맞춤형 기후 대응 모델이 될 수 있다. 지금의 폭염은 단순한 날씨가 아닌 도시 구조와 기후 적응 시스템을 바꿔야만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재난임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