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이상기후 사례 중심 기후위기

[기후 위기]강화도 갯벌의 염도 변화 – 해수면 상승과 갯벌 생태계 붕괴의 초기 징후

twinklemoonnews 2025. 7. 23. 19:58

인천광역시 강화군은 대한민국 서해안 대표적인 갯벌 생태지역으로, 생물 다양성뿐 아니라 탄소 흡수, 해양 생물 산란지, 수질 정화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생태계 핵심 구역이다. 그러나 최근 강화도 일대에서는 해수면 상승과 연안 기온 상승, 하천 유량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갯벌 내 염도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갯벌 생태계가 구조적으로 붕괴될 수 있다는 조기 경고 신호가 관측되고 있다.

과거 강화도 갯벌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육상에서 유입되는 담수가 풍부해 염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강수량은 불규칙하게 변하고, 해수 유입은 증가한 반면 육상 담수의 흐름은 약화되면서 갯벌의 염도가 기존보다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갯벌 생태계의 핵심 종인 게류, 조개류, 저서성 미생물의 서식 환경을 위협하며, 장기적으로는 국가 핵심 연안 생태자산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강화도 갯벌의 염도 변화 실태와 원인, 해수면 상승과 염도 변화의 기후학적 구조, 갯벌 생물 다양성과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 생태계 보전 및 기후 적응형 연안관리 전략을 중심으로 상세히 분석한다.

 

강화도 갯벌 염도 변화의 실태와 초기 경고 신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인천 강화군 서도면, 화도면, 하점면 일대의 대표 갯벌 구역에서 갯벌 내 표층 해수 염도가 평균 1.5~2.0 psu 상승했다는 관측 결과가 보고되었다. 일반적으로 서해안 갯벌의 표준 염도는 28~30 psu 사이에 머무르는데, 최근 강화도 일부 지역은 31 psu를 상회하며 고염도화가 가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염도 수치의 증가가 아니라, 갯벌 내 저서성 생물 군집의 변화, 유기물 분해율 저하, 미생물 분포 변화 등 생태계 구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다. 강화도 갯벌은 특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이후 조개류 폐사율이 18% 이상 증가했고, 게류 산란율이 급감하는 등 생물군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기적인 기후 이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환경 변화의 누적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비가 오지 않는 시기에 해수 유입량만 늘어나면 갯벌의 염분이 축적되며, 이는 염분 스트레스에 민감한 생물종의 이탈을 초래하게 된다. 강화도 갯벌의 염도 변화는 생태계 붕괴의 조기 지표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의 생물 다양성 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과 염도 변화의 기후 구조적 원인

강화도 갯벌의 염도 변화는 해수면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연안 수위 관측에 따르면, 강화도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은 지난 30년간 10cm 이상 상승했으며, 연평균 상승 속도는 기존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보다도 빠른 수준이며, 강화도가 속한 서해 북부 해역이 기후변화에 민감한 지역임을 보여준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조간대 범위가 넓어지고, 밀물 때 해수가 더 깊숙이 유입되며, 갯벌로 유입되는 해수량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하천 유입량이 감소하거나 비가 적게 오면, 갯벌 내 담수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해수 비율은 증가해 염도가 상승한다. 강화도는 임진강·예성강 하류권의 간접 영향을 받는 구조로, 강우량이 줄면 담수 희석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지형적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증발량 증가도 갯벌 염도 상승에 일조한다. 2023년과 2024년 여름, 강화도 지역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았으며, 이는 갯벌 표면에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표층 염분 농도가 더욱 진해지는 구조를 만든다. 해풍 약화 역시 기존의 해수-대기 상호작용을 비정상적으로 만들며, 염도 변화의 조절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

 

기후위기 갯벌

 

갯벌 생태계와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

갯벌은 단순한 진흙 땅이 아니다. 갯벌은 수많은 저서 생물과 해양 미생물의 서식지이자, 해양 생태계의 먹이망 출발점이다. 염도가 상승하면 염분에 약한 생물종은 서식지를 이탈하거나 폐사하고, 이는 곧 먹이사슬 붕괴와 생물 다양성 감소로 이어진다. 강화도 갯벌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이전까지 흔하게 발견되던 꼬막류, 삿갓조개류, 백합류 등이 최근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변화는 강화 지역 주민의 경제활동에도 큰 타격을 준다. 강화도는 매년 수천 명의 갯벌 체험 관광객과 조개 채취 활동 참여자가 방문하는 지역으로, 갯벌 생물이 줄어들면 관광 매출과 어가 소득이 동시에 줄어드는 이중 손실이 발생한다. 실제로 2023년 강화군의 갯벌 체험 마을 중 3곳은 폐장하거나 운영을 중단했으며, 일부 어가는 조개류 대신 새우 양식으로 업종 전환을 고려 중이다.

또한 생태계 변화는 장기적으로 강화도 주민의 정주 여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갯벌 기능이 약화되면 해수 침입 방어력도 감소하며, 이는 향후 해수면 상승과 함께 침수 위험 증가, 염해 피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갯벌은 곧 방파제의 역할을 수행하는 천연 구조물이기 때문에, 그 기능 약화는 지역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기후 적응형 연안 생태계 보전 전략

강화도 갯벌의 염도 변화와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선 기후 적응형 연안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갯벌 염도 변화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연안별 센서 설치를 통해 염도, 온도, 유속, 유기물 농도 등의 변화를 추적하고, 변화 경향을 데이터화해야만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둘째, 유입 담수의 양과 질을 유지하기 위한 하천 유역 통합관리가 필요하다. 강화도 갯벌에 유입되는 담수는 대부분 농업용수와 중복되기 때문에, 수량 조절과 정수 처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며, 비점오염원 유입 차단을 통해 해수-담수 혼합 구조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화도 뿐 아니라 인천 전체 유역 단위 협력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셋째, 염도에 강한 토착 생물종 보존과 동시에, 기후 변화에 적응 가능한 생물종 도입에 대한 실험적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다만 외래종 도입은 생태계 파괴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검증을 거쳐야 하며, 기존 생물군 복원 중심의 생태복원 사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화도 갯벌은 대한민국 연안 생태계의 축소판이며, 기후 위기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환경 감지기’와 같은 지역이다. 염도 변화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기후 시스템이 갯벌이라는 복합 생물군에 미치는 직접적인 위협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연안 생태계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이 강화도를 모델로 하여 수립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