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이상기후 사례 중심 기후위기

2025년 서울의 이례적 6월 폭염 – 평년 대비 4도 상승한 이유

twinklemoonnews 2025. 7. 2. 17:26

2025년 6월, 서울은 이례적인 폭염으로 인해 계절감 자체가 무너진 듯한 날씨를 경험했다. 6월 15일부터 말일까지 2주 넘는 기간 동안 기온이 33도 이상을 기록하며 폭염주의보가 반복 발효되었고, 6월 평균기온은 28.2도로, 평년(24.1도) 대비 무려 4.1도 상승했다. 이는 서울의 6월 평균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일부 날은 7월 중순 수준의 열대야 현상까지 동반되었다.

 

기후위기:폭염

 

이 같은 현상은 시민의 일상과 도시 기능 모두에 큰 충격을 줬다. 지하철과 버스 내 냉방 민원이 급증했고,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 불안정도 우려됐다. 더불어 건설·물류·청소 등 야외 근무자들은 6월부터 온열질환에 노출되었고,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들의 병원 내원도 급증했다. 많은 시민들은 “이제 6월이 여름이라 부를 수 있는 계절이냐”라고 말하며 계절 패턴이 무너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번 서울의 6월 폭염은 단순한 기온 상승이 아니라, 지구온난화, 열섬현상, 이상기류 정체 등 복합적인 기후 시스템 변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 글에서는 2025년 서울의 6월 폭염이 발생한 원인을 과학적, 기상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도시 구조와 열환경 요인, 그리고 앞으로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2025년 서울 6월 폭염의 기록과 시민 생활 피해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서울의 6월 평균기온은 28.2도, 최고기온은 36.3도까지 기록됐다. 이는 30년 평균보다 4.1도 높은 수치로, 기후변화가 실생활로 도달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문제는 이른 시기에 고온이 장기간 지속됐다는 점이다. 서울시 강남구, 마포구, 중랑구 등 도심 지역에서는 열섬효과로 인해 체감온도가 40도에 가까워졌으며, 밤에도 기온이 27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6월 열대야 현상이 9일 연속 지속되었다.

생활 속 피해는 광범위했다. 서울시 119구급대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온열질환자 수는 1,050명으로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으며, 이 중 70%는 실외 노동자였다. 무더위쉼터는 아직 본격 운영이 시작되지 않은 시기여서 대책 공백도 지적됐다. 에너지 소비는 기록적 폭등을 보이며, 서울시의 하루 전력 사용량은 6월 20일 기준 99.8GW를 기록, 이는 8월 성수기 수준이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여름인지 봄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 초등학교는 야외 수업을 전면 취소했으며, 시민체육시설과 복지센터는 조기 냉방을 가동해야 했다. 즉, 서울의 6월은 이제 더 이상 ‘초여름’이 아니라 ‘한여름’로 간주돼야 할 기상 패턴이 된 셈이다.

 

폭염을 유발한 대기 및 기후 메커니즘

2025년 서울의 6월 폭염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 순환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을 반영한다. 우선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온도차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되었고, 이로 인해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오래 정체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6월 중순, 서울 상공에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며 열돔 현상이 형성되었다.

이 열돔은 상층에서 고기압이 뚜껑처럼 대기를 덮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로, 지상 기온 상승을 가속화하고,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를 유발한다. 동시에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면, 복사열이 대기 안에 갇히는 ‘열 가둠 효과’(thermal trapping)도 강해진다.

특히 이번 해에는 인도양과 태평양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북반구 전역에 걸쳐 이상고온이 확산되는 글로벌 패턴이 관측되었고, 서울도 그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전지구적 요소와 지역 기후 특성이 결합되면서, 2025년 서울의 6월은 유례없는 폭염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도시 구조와 열섬 효과가 폭염을 증폭시킨 이유

서울은 인구 1,000만이 넘는 초대형 도시로, 도시 자체의 구조가 기후위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열섬현상(Urban Heat Island)이다. 아스팔트, 콘크리트, 유리 등 고열 보유 소재로 이루어진 도로와 건물은 태양열을 낮에 흡수한 뒤, 밤에도 천천히 방출하며 도시의 온도를 유지시킨다.

서울의 경우, 도심과 외곽의 온도 차가 평균 3~5도에 달하며, 이 차이는 밤일수록 더욱 심화된다. 특히 종로, 강남, 여의도와 같은 고밀도 지역은 공기 흐름이 막혀 대류 현상이 억제되며 더위가 도시 상공에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시의 열환경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당시 도심 평균 지표면 온도는 52도에 달했다.

이와 함께 도시 내 녹지 공간 부족, 좁은 그늘 면적, 바람길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폭염은 도시 한가운데에서 더욱 집중되는 형태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온이 올라가면 도시 자체가 열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거대한 히터로 기능하게 되고, 그 결과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훨씬 높아지며 시민 건강과 삶의 질을 위협하게 된다.

 

폭염 시대, 서울의 도시 대응 전략과 과제

이제 서울은 ‘더워질 것이다’라는 경고가 아닌, ‘이미 더워졌다’는 현실에 맞춰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도시 운영 전반에 반영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첫째, 폭염을 전제로 한 도시 인프라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는 도로 포장재의 차열 성능 개선, 옥상 녹화, 그늘막 확대, 폭염쉼터 확충 등 물리적 조치부터, 기후영향을 고려한 도시재생사업 우선순위 조정까지 포함된다.

둘째, 에너지 사용의 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산형 전력망 시스템과 태양광·지열 등 탄소중립형 에너지 인프라 확대도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폭염경보 시 교통 및 공공 근무 시간 탄력 조정, 냉방 취약계층 대상 전기요금 감면 제도 확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는 시민 참여형 기후 대응 모델이다. 서울시는 각 구별로 ‘기후 시민 모니터단’을 구성하고, 기온, 습도, 열지수 등을 측정해 공유하는 ‘도시 기온 지도’를 실시간 공개함으로써, 생활 속 자율적인 적응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폭염은 더 이상 7~8월에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6월은 이제 폭염의 시작점이며, 서울은 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도시의 기능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2025년의 경험은 단지 더운 한 해가 아니라, 도시 기후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명확한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