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이상기후 사례 중심 기후위기

[기후 위기]홍천·평창 한파 지속 – 내륙 산간 지역의 이상기후 패턴과 에너지 사용 증가

twinklemoonnews 2025. 7. 11. 18:38

강원도 홍천과 평창은 대표적인 내륙 산간 지역으로, 해발 고도가 높은 고원지대에 위치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들 지역에서는 겨울철 기온 저하가 더욱 심화되며 '이례적 한파'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초강력 한파일수도 증가하면서 주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한파는 단순한 기후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북극 진동(Arctic Oscillation)과 시베리아 대륙 고기압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생기는 이상기후 패턴으로 해석된다. 특히 내륙 분지형 구조를 가진 홍천과 평창은 차가운 공기가 고여 빠져나가지 못하고 열 손실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특성상 한파의 영향이 장기화되며, 주거, 교통, 농업, 에너지 소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홍천·평창 지역의 한파 발생 실태와 기온 변화, 이상기후 패턴과 지형적 특성의 결합, 한파가 주거와 에너지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 한파 대응을 위한 정책 및 지역 적응 전략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홍천·평창의 한파 실태와 기온 변화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 평창군 미탄면에서는 최저기온 -26.3도를 기록했고, 홍천군 내면 일부 고지대에서는 영하 27도까지 기온이 하락했다. 특히 영하 20도 이하의 한파가 연속으로 발생한 날이 9일, 전체 한파특보 발효일수는 31일에 달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과거에도 겨울철 추위가 심했던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한파의 강도가 더 세지고, 한파 발생 기간이 12월부터 3월까지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년에는 1~2월에만 집중되던 혹한이 이제는 초겨울과 이른 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일교차도 극심해 낮 최고기온과 밤 최저기온이 20도 이상 벌어지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2020년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으며, 특히 계절 전환기의 기온 불안정성이 매우 커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닌, 기후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기후위기 폭설

 

이상기후 패턴과 내륙 산간의 지형적 취약성

홍천과 평창은 고산지대와 분지형 지형이 혼재된 내륙 산간 지역으로, 대기의 흐름이 정체되기 쉽고 복사냉각 현상이 강하게 발생하는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지구적 이상기후 요인이 결합되면서, 지역 기온 하강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우선, 북극 진동(AO)의 음(−) 상태가 지속되면서 극지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빈도와 강도가 높아졌고,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게 형성되어 한반도 중부 내륙에 강한 냉기가 침투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 흐름은 고산 지역일수록 냉기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적설에 따른 복사냉각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며, 밤 사이 지표가 빠르게 식는다. 눈이 쌓인 지면은 열을 반사시켜 낮 동안에도 지면 온도 상승이 어렵고, 구름이 없는 맑은 날일수록 밤사이 열이 빠져나가며 극한의 한파가 만들어진다.

홍천과 평창은 이런 기후-지형 복합 조건이 겹쳐, 한파가 오면 도시보다 낮은 체감온도와 긴 지속시간을 경험하는 지역이 된다. 결과적으로 기후적 취약지대로 분류되어야 할 만큼, 한파에 민감한 기상구조를 갖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주거, 생활, 에너지 사용에 미치는 영향

지속되는 한파는 주민 생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문제는 주거 공간의 난방 부담 증가이다. 2024년 1~2월 기준, 강원 홍천·평창 일대 가구당 난방비는 평균 28만 원을 초과했고, 일부 노후 단열 주택에서는 한 달 난방비가 40만 원에 육박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특히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은 에너지 취약계층 비율도 높아, 냉기 노출로 인한 건강 악화, 저체온증 응급 이송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연료 접근성도 문제다. 산간 지역은 도시가스 인프라가 부족해 등유, LPG, 땔감 등 개별 연료 의존도가 높으며, 이로 인한 가격 변동성, 운송 지연, 보급 한계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2024년 초에는 폭설로 인해 일부 마을에 난방연료가 닿지 못해 임시 쉼터에서 지내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주거 외에도 한파는 교통과 교육, 농업에도 악영향을 준다. 도로가 얼어붙어 스쿨버스와 통학 차량이 결행되거나 지연되며, 하우스 농작물의 난방비 급등으로 인해 작물 생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즉, 한파는 단순한 기온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 전반의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급증시키는 기후 리스크이다.

 

기후 적응형 한파 대응 전략 

홍천과 평창이 지속되는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주민, 중앙정부가 협력하는 기후 적응형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첫째,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 지원 강화가 시급하다. 난방바우처 확대, 단열보강 지원, 저소득층 보일러 교체 사업 등이 보다 촘촘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한파특보 발효 시 긴급 난방 구호키트 및 온열쉼터 운영 강화도 필요하다.

둘째, 지역 맞춤형 한파 조기경보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내륙 산간 특성상 지역 간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행정 단위가 아닌 읍면 단위의 정밀 기온 모니터링과 예보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통해 주민 행동요령 안내, 농작물 방한 조치, 연료 수급 계획 등을 조기에 시행할 수 있다.

셋째, 농가와 교육 시설에 대한 특화 대응도 중요하다. 하우스농가에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난방보조 시스템 보급, 학교에는 한파 휴교 기준 정비 및 대체 학습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산간 도로의 제설·제빙 장비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산간지역의 주거 구조를 기후위기 대응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단열·고기밀 패시브 하우스, 공동난방 인프라, 마을단위 에너지 자립 시스템 등 ‘저소비-고효율’ 기반의 주거 전환 정책이 필요하다.

홍천과 평창은 기후위기 시대, 혹한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최전선에 있다. 지금 이 지역의 대응 수준이, 대한민국 전체의 기후적응 역량을 시험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